아마 2007년 2학년 매스컴론 수업의 레포트인듯.정확한 과제명은 기억은 안나지만.. 문학 한편을 선정하여 대인커뮤니케이션을 설명하는 것이었던 것 같다. 흠.지금 생각해보면 수능 본지 1년밖에 안 지났던 때라, 황동규의 <즐거운 편지>가 떠올랐었던 듯 :D 기억이 새록새록. 기념 포스팅 *_*
대인 커뮤니케이션은 사람과 사람사이의 대인적 상황에서 이루어지는 의사전달을 말한다.개인과 개인의 대면적 상황, 비공식적이고 비효율적인 전달방식과 즉각적인 피드백이란 특성과 연관지어 황동규의 <즐거운 편지>에 나타난 대인커뮤니케이션 양상에 대해 알아보자. 황동규의 <즐거운 편지>에서 대인커뮤니케이션의 주체는 발화자인‘나’와 수화자인‘그대’로 볼 수 있다. 발화자인‘나’의 사랑은‘그대’를 둘러싼 계절이나 시간의 흐름처럼 항구적인 것들에 비교된다. 그 사랑은 불변해왔으며, 배경처럼 일상적이고, 계절의 바뀜처럼 역사성을 지니고 있다. 이로 미루어 보아‘나’의 사랑은 결코 가벼운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극적이고 일방적인‘기다림’으로 표현될 뿐이다. 이러한 ‘나’의 모습은 일방적인 소통이라는 느낌을 넘어서 아직‘나’와‘그대’의 사이에 소통이 부재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을 낳는다.
‘나’의 소통을 불가능 하게하는 것은 무엇인가? 아니,‘나’의 발화를 불가능하게 하는 그들의 관계(상황)은 무엇인가? 왜 화자는 일상적인 존재가 될 수 있을 정도로 애정의 대상과 가까이 위치할 수 있으면서도, 피드백(반응)을 요구 할 수 없고, 기다릴 수밖에 없는가?
나는 이 점에서 착안하여 두 사람의 관계를 허구적으로 상정해 보았다. 먼저, 일상적이라는 특성에서 항상 지켜보며, 어려울 때 기댈 수 있는 존재인 동성친구관계임을 유추해 보았다. 또한‘나’가‘그대’에게 전하고 싶은 감정이 ‘사랑’이란 데서 그 사랑이 동성애적인 것임을 착안하게 되었다. 발화를 포기한 듯한‘나’의 태도는‘나’의 감정이‘그대’에게 받아들여질 수 없음을 이미 알고 있던 탓인 셈이다. 물론, 받아들여 질 수 없는 사랑의 감정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성애코드를 설정한 이유는 두 가지이다. 첫째는 이 시 속에 드러난 두 사람의 관계가 권력적이거나 일상성을 획득할 수 없는 머나먼 관계가 아니라는 점, 그리고‘나’의 발화가 아니라면 항구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 것이라는 친구관계라는 점 때문이었다. 둘째로 성적 지향이란 강요, 호소, 노력 따위로 극복될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나’의 사랑의 자세가‘기다림’정도임이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즉‘나’라는 발화자는 자신의 메시지를 수용할 의사가 없는 상대방을 갖고 있는 셈이고, 그가 원하는 방식의 쌍방향적인 감정의 승인이란 전혀 이루어질 수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반적인 감정의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하면(화자가 가지고 있는 사랑의 메시지를 전달한다면) 대인적 커뮤니케이션의 기초인 대면적 상황, 즉‘나’와‘그대’간의 관계가 깨어질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나’는 언젠가의 기약은 없지만 소통의 가능성만은 담보해주는 현재 관계를 유지하기로 한다. 그 선택으로 인해‘나’의 기다림은 끝없이 지속될 것이다. 그러나 힘들게 억누른 사랑의 감정은‘눈 내리는 밤의 골짜기’의 시련과 고통 속에서 그칠 지 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그 때 조차도 자신이 품어온‘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할 것이고, 영원히‘그대’를 떠날 수 없을 것이다.
결국 이 시에 드러난‘나’의 사랑은 그것의 전달(발화)을 포기하는 대가로‘그대’와의 소통 가능성(관계)을 유지할 수 있는 모순적인 것이다. 그들의 관계는 절대로 수화자의 긍정적인 반응을 기대할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 관계는‘나’가 발화를 시도함과 동시에 영원한 극단으로 깨어질 것이고, 소통의 가능성은 절대적인 종말을 맞게 될 것이다. 그러나 아마도 그들의 관계는 영원할 것이다. 다른 모든 커뮤니케이션의 과정을 포기하면서도, 그 가능성 하나만을 선택한‘나’는 ‘그칠 것’을 믿으면서도‘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사람이지 않은가?
출처: 대인커뮤니케이션 개념 http://terms.naver.com/item.nhn?dirId=100&docId=3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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