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습작 : 가을
가을.
내가 알고있는 색의 계절.
내가 기억하고 있는 계절이 왔어요.
당신은 기억하고 있나요.
지금은
당신과의 이별이 슬픈 것보단
나와 함께했던 추억을 잊었을까봐
아니, 정확히 말하면 나와의 추억을
지나가는 가벼운 인연으로 생각할까봐
혹은 잊고 싶은 기억으로
누군가에게 말하고 있을까봐 슬퍼요.
나도 다시 시작하고싶은 마음이 있지만,
어디서부터 나를 지우고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당신과 헤어진날부터 지우고 시작해야할까요?
아니면, 당신과 만나기 전의 날 부터 지우고 시작해야할까요?
지금은 당신과 나의 추억이 살아있는 계절인데,
우리의 색이 가득한 계절인데
오늘은 당신과 이별한 후 처음으로
우리의 그림을 뜯어내고
새로운 도화지에 새로운 색의 색연필로 칠해보려고해요.
나의 슬픔도 오늘로는 끝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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